천안 친환경 오이재배농가 최동수 사장

계절은 한껏 봄을 뽐내고 있었다. 꽃잎이 한잎 두잎 나폴 거리고 온 사방은 빨강, 노랑, 분홍색들이 지천이다. 꽃이 피면 벌과 나비도 날아들게 마련, 주변 자연이 오케스트라로 합창을 하는 듯하다. 그 맑고 청아한 합창소리를 들으며 오늘의 목적지인 천안으로 향했다.

 

자연이 사람을 닮아 가는지, 사람이 자연을 닮아 가는지 어느 것이 먼저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자연과 사람은 공생하며 서로를 닮아가는 듯하다.
자연 속에 사는 사람에게는 특유의 편하고 부드러운 자연의 향이 나고 또 사람과 함께하는 자연에게는 사람들의 정을 느낄 수 있다.
오늘 만난 천안 친환경 오이재배 농가 최동수 사장은 오지랖 넓은 자연 속에서 그들과 쉽게 융화되며 자연의 향을 내는 사람이었다.

오이 농사 20년째, 친환경 재배에 푹 빠져
대대손손 내려오는 농사일. 그에게는 농사를 짓는다는 게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땅에서 그는 군대 제대 후 본격적으로 농사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쌀농사로 시작하다 우연히 소규모로 오이재배를 겸했는데 이게 요즘 말로 ‘대박’난 것이다. 천안지역이 오이 재배지가 많고 오이로 유명한데 아무래도 토양이나 자연환경이 좋은 품질의 오이가 재배되는데 든든한 뒷받침을 해주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면서 최 사장은 오이재배에 매력을 느껴 점점 재배면적을 늘려가면서 오늘날까지 약 20년째 오이 농사를 하고 있다. 정성껏 오이를 키우고 내다팔아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 교육까지도 끝냈다. 

20년 전 초창기에는 당연히 노지재배로 오이농사를 시작했으며 시설재배로 바꾼 지는 15년 정도 됐다. 80년대 후반 그 당시만 하더라도 농사를 지을 때 농약은 필수품이었기에 간혹 많은 양의 농약을 사용하다보니 농약 중독 사고도 더러 발생하곤 했다.
이러한 폐해를 보면서 농사법에 대해 고민하던 중 신문에서 우연히 ‘유기농’ 교육이 있다는 것을 보고 순간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으로 2박 3일 교육을 받았다. 그것이 친환경 오이재배의 시작이 되었다. 


최 사장은 90년대 초반부터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재배로 돌아섰으며 초창기 친환경 재배 오이는 외관상으로만 봤을 때 벌레 흔적도 있었고 상품 크기에서도 볼품이 없었다고 한다.
과연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을까, 돈벌이가 될까하는 의구심이 있었으나 미래 우리 농업과 소비자들의 건강을 생각하니 친환경 재배를 그만둘 수도 없었다고 전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학교급식이 본격화 되면서 판로도 다양해지고 친환경 농사에도 봄이 찾아왔다. 

하루 15박스 출하, 효자역할 톡톡히 하는 친환경 오이
친환경 자재로 오이재배를 하다가 2005년부터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친환경농업육성법의 일환으로 생물학적 병해충 방제사업이 시행되면서 농가에 ‘천적’이 지원됨에 따라 최 사장도 천적을 접하게 됐다.
3년 동안 오이 시설하우스에 천적을 투입하고 만족할만한 결과도 얻었으나 생물학적 병해충 방제사업의 지원이 3년 동안 지원되는 사업이라 사업이 만료됨이 따라 고민이 많아졌다.


계속 이어가자니 비용이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포기를 하려니 그동안 소신을 갖고 해왔던 친환경 재배를 그만두는 것도 쉽지 않았다. 천안지역 오이재배 농가 수는 대략 200농가, 그 중 친환경 재배농가는 3농가에 불과했다. 그나마 있던 나머지 농가들도 천적 지원사업이 끝나면서 포기를 해버렸다.

최 사장도 이런저런 고민에 휩싸여있던 중 천안농업기술센터에 시행하는 오이농업대학에 교육을 받으러 갔다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형환 박사를 만나게 됐다.

“김 박사님의 천적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마치 생명의 은인을 만난 것처럼 반가워 제가 먼저 뛰어가 인사를 건네고 도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힘든 시기에 친환경 재배를 포기하고 싶었을 때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김형환 박사를 만나게 됐다고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도 좀처럼 잡히지 않던 해충이 ‘천적’이 투입되자 하루아침에 달아났다. 생산량이 30% 정도 줄고 수확을 해도 제 가격을 받지 못했던 오이가 이제 물을 만난 것이다.

해충 때문에 들어가질 못했던 하우스는 김형환 박사를 만남으로써 말끔히 해결됐고 최 사장은 지금 하루에 600평 면적에서 최소 15박스 정도의 오이를 출하하고 있다. 15kg 들이 한 박스가 53,000원에 출하되면서 연 매출 2억 원 중 반 이상은 오이가 담당한다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최 사장과 김 박사는 올해 2년째 함께하고 있으며 그는 천적 덕분에 매출도 안정궤도에 올랐다며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천안 친환경 오이재배 농가가 10% 정도 더 늘었으면 한다고 전한다.
돈벌이가 되니 신이 나서 아침저녁 가리지 않고 일에만 몰두하는 최동수 사장.  농사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만큼 좋은 성과로 돌아오기에 부지런히 뛰어다닐 수밖에 없단다. 새벽 같이 나와서 밤늦게 들어가는 고된 일의 연속이었지만 그는 마냥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것처럼 분주히 움직이며 일을 즐기고 있었다.


지금의 작지만 강한 농업경영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홍길동’처럼 부지런하고 성실한 최 사장의 성품 때문이었으리라.
당장 눈앞의 소득이나 내 한 몸 편한 방법에 매달리기 보다는 소비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유기농산물의 가치와 그 가능성을 알고 있기에 오늘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최동수 사장.
농사는 당장 내일을 보는 것이 아니라 먼 미래를 가늠하는 일이라는 그의 지론이 초보농업인에게 전파됐으며 하는 바람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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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특작환경과 김형환 연구사

“최 사장님은 오이, 토마토, 감자, 쌀 등 여러 작목을 재배하지만 그 중 오이 비중이 가장 큽니다. 이에 무엇보다 오이 농사가 중요했기에 ‘천적’을 이용한 친환경 재배가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지금의 농사에서 해충의 방제는 농가의 예감과 주먹구구식의 방제로는 친환경재배가 불가능하기에 ‘농업도 과학’이란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농가와 상의하고 농가도 이를 실천하였기에 해충이 발생하는 초기에 제때 천적을 넣어 초기 방제를 잘해 주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농사를 오래 지으신 분은 본인만의 농사법이 있다며 전문가 의견을 잘 듣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최 사장님은 항상 저희한테 조언을 구하며 저희의 의견을 신뢰했습니다. 여기에다 아침 일찍 나와서 밤늦게까지 농사도 지으시고 마을 일도 도맡아 하시며 천성적인 부지런함을 갖추고 있기에 오늘날 승승장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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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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