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 국화육묘 김진권 농가

깊어가는 가을 그윽한 국화 향을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화려하게 색을 내뿜는 겉모습에 비해 은은하고도 수줍게 향을 건네는 국화는 내면이 더욱 아름다운 꽃인 듯 보인다. 오늘은 국화꽃처럼 환하게 웃는 모습이 일품인 경기도 연천의 국화육묘 농가 김진권 사장을 기술지원과 유봉식 연구관과 함께 만났다.  


김진권 사장은 지금 LG의 전신인 금성사에서 AS기사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매일 같이 고객을 대하는 업무다보니 일로 인한 스트레스로 고민이 많았다. 당시 경기도 고양에 거주하고 있었던 김진권 사장은 고양에서 각광을 받고 있던 화훼농사를 주목하게 됐다.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끼던 중 주위의 화훼 농가를 방문해보며 고심 끝에 자신감을 갖고 농업인의 길을 걷게 됐다. 

병 안든 튼튼한 국화모종을 키우고자
그렇게 김 사장은 92년 장미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장미재배를 하면서부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를 알게 됐고 이제는 수시로 들락날락하는 곳이 됐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농업분야였기에 처음부터 낮은 자세로 배운다는 생각으로 하나씩 차근차근 익혀나갔다. 그러다 경기도 연천에서 시행하는 유리온실 보조사업을 접하고는 삶의 터전을 연천으로 옮겼다. 새롭게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김 사장은 또다시 공부에 공부를 거듭했다. 

장미재배 같은 경우에는 매일 절화를 하면서 관리해야 하는 작물이기에 시간적인 여유 없이 하루 종일 매달려 있어야 한다. 김진권 사장은 관련 분야 공부도 더 하고 싶고 시간을 내어 견문도 넓히고 싶은 마음에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작물인 국화재배로 돌아섰다.

처음 국화재배 시에는 모종을 사서 심었는데 간혹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모종을 사면 병들거나 튼튼하지 못한 모종이 있어 속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직접 육묘를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과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어 육묘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0.33ha(1,000평)에만 육묘를 하고 나머지 0.33ha(1,000평)에는 국화재배를 했으나 직접 육묘를 해보니 어느 정도 승산이 있음을 예견하고 재작년부터는 0.66ha(2,000평) 전부를 국화육묘로 교체했다. 김 사장은 약 50여 품종을 연중 육묘하며 병 안 들고 튼튼하게 키워 보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 국화사업단에서 보급 업무를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그의 연 매출은 5억원 정도. 하지만 육묘에는 인건비, 자재비, 연료비 등 관리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어간다. 연 매출 중 70~80%는 난방비 등 재료비로 들어가기에 이들 재료비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 중에 있다고 덧붙인다.
이제 김 사장의 국화 육묘장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안정기로 접어들었고 국화재배 농가에게는 입소문을 타고 있기도 하다.  

우리 국화품종 보급 확대에 기여하고자
“온화하고 성실한 성품에 주위 농가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답니다.”
김진권 사장을 칭찬하는 이를 만난다는 것은 매우 쉬웠다. 구미시설공단에서 열린 국화평가회 때 그를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의 칭찬에 여념이 없다.
늘 웃는 모습에 온화한 성품 탓에 그를 따르는 농업인도 많고 그에게서 조언을 구하려는 사람도 줄을 섰다. 지금까지 거짓 없이 솔직하고 양심껏 국화 모종을 생산했기에 농업인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이겠다.


국화는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왜화바이로이드인데 농가에서는 장비도 없고 또 시간도 많이 들기에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김 사장의 육묘장에서 나오는 모종이라면 안심하고 믿고 사갈 수 있다며 농가에서는 그를 가장 반긴다. 
그 역시도 농업인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때는 뿌듯함도 느끼고 또 자신의 육묘장에서 보급한 모종이 농가에 많은 이익을 올려주고 있다고 전해 들으면 그만큼 보람된 일도 없다고 강조한다. 이에 주위 농가에서 도움을 요청한다거나 조언을 구할 때는 두발 벗고 나서서 보탬이 돼주려 한다. 

김 사장이 농진청에 바라는 사항이라면 우수한 국내품종을 많이 육종해달라는 단 한가지이다. 우리의 좋은 품종이 농가에 많이 보급된다면 분명 로열티 절감에 크게 기여하는 일이기에 첫째도 품종 육성, 둘째도 품종 육성임을 강조한다.

그도 목표가 있다면 우수한 국화 품종을 육종하는 것이다. 이제 공부를 하며 준비단계에 있기에 앞으로 품종이 개발되기까지는 4~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는 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제 국내 품종 보급률이 한 자리수를  넘긴 상태인데 앞으로 20~30%까지 끌어올리고 싶은 게 그의 바람이요, 더 큰 욕심이라면 50%까지 국내 품종을 보급하고 싶다고 한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기술지원과 유봉식 연구관도 우리 품종에 애착을 가지고 솔직하고 성실하게 국화육묘를 하는 농가라고 그를 표현한다. 그만큼 양심껏 모종을 만들어 농가에 보급하기에 농가신임도 역시 뛰어나다고 강조한다. 

외국 품종에 맞설 국산 국화를 보급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김진권 사장. 누구보다도 국화에 애착을 가지고 정성들여 사랑하는 마음으로 육묘장을 드나드는 그. 세계시장에서 우리 국화가 활짝 피는 날엔 그의 얼굴엔 웃음꽃이 더 활짝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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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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